십자선이 그려진 조준경 속으로 목표가 무너졌다. 고속으로 날아간 총알은 관자놀이를 관통하며 피를 뿜고, 사람을 쓰러트렸다. 이어지는 아수라장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오가타는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들숨이 지나가고, 그의 조준경은 천천히 움직이다 목표 바로 옆에 서 있던 한 인물에 의해 다시 멈추었다. 군모를 쓴 남자의 얼굴은 그늘져 있었다. 그는 아수라...
날카로운 섬광이 내리꽂혔다. 번쩍이는 빛이 달려들었지만, 빈센트는 눈조차 깜박이지 않았다. 찢어진 공기의 흔적이 속눈썹 끝에 닿기라도 한 듯, 금빛의 속눈썹만이 조금 흔들렸을 뿐이었다. 위기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제 눈앞에 보이는 하얀 손의 주인이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에. 빈센트는 그저 비아냥이 담긴 코웃음을 흘려보냈다....
짙어진 밤, 밤하늘은 파란색을 몰아내고 검은색으로 하늘을 물들어 갔다. 깨끗한 하늘에 둘러싸인 달은 자신만이 빛날 수 있는 밤을 만끽하며, 꽉 찬 원형의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긴 바로크 양식의 창은 위로는 그런 달빛을, 아래로는 웬트워스 정원의 가로등 빛을 들여왔다. 길버트는 그런 풍경을 만족할 새도 없이, 창밖으로 길게 이어지는 검은 선을 지켜보고 있었...
금이 간 벽 틈새로 노란빛 한 줄기가 스며들었다. 레이시의 눈은 가느다란 빛을 낯설어하며 두어 번 깜박였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은 여전히 흐릿했지만, 제 다리에 묶인 쇠사슬을 가늠할 정도로는 회복되었다. 이곳에 들어오고 나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레이시는 손을 뻗어 벽을 쓰다듬었다. 단단하지만 두껍지는 않은 벽이었다. 날 가둬 두려면 이보다 세 배로 두...
잘못되었다는 느낌. 그 어떤 감각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불길이 꿈틀거렸다. 방에 있을 때, 주위를 둘러싼 기계들에서 불꽃을 간지럽히는 파동마저 느끼는 그였다. 직감을 앞질러 엄습해 오는 불길함에 이데아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보던 타블렛을 던지듯 의자에 둔 채로 그는 방을 뛰쳐나갔다. 조용한 복도를 달리는 와중에도 그의 머릿속은 시끄러웠다. 내가 뛰고 있어...
산장은 회색의 눈발에 가려져 하얗게 빛나던 과거를 가리고 있었다. 주변을 서성이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눈과 안개가 질척임으로 변해 흘러내렸다. 눈앞도, 생각도, 의식도 점차 흐려지는 그곳에서, 테리는 멈춰 섰다. 그녀에게 밟힌 한 단추가 그녀의 발을 붙잡았기 때문에. 테리가 들어 올린 단추는 검붉은 것이 묻어 있었다. 피가 섞인 얼룩을 손가락으로 훑어내니 ...
설원은 정적을 깨고 문을 열었다. 한차례 난동이 지나간 방은 온기도 빛도 최소한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먼지가 천천히 내려앉고 있는 방에서 그는 숨을 멈춘 채 누워있었다. 잠든 것인지 숨을 거둔 것인지. 언뜻 보면 헷갈릴 것 같은 모양새로 고요히 눈을 감고 있었다. 설원은 그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산의 곁에 놓인 해골은 빛을 내는 듯한 하얀색으로 ...
맞다,, 이게임 멀티가 되는 겜이었지,, 이 짤보고 너무,, 너무나도 남매 로하스 보고싶어짐 친남매여도 좋고 고아원 출신이라는 공식 설정상 피 하나 안섞였지만 가족이라는 것도 좋다 어느쪽이든,, 둘이서 함께하는 야라 일대기는 어떻게 될것인가,, 그리고 벰베는 과연 내 최고의 게리야라고 한명만 부를것인가 아니면 게리야s 할것인가,, 어후... 벰베 성당 첫만...
1.(23.03.31) 벚꽃놀이 보러간다고 가족피크닉 짜는 켄트가와 타이탄즈땜에 처박혀 있는 뎀 지하에서 끌어내고 싶은 브루스가 합동작전 펼치는 우당탕탕 슙뱃가 이야기 보고싶음 멭폴로 이사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존이 잘 적응하고 있지만 약간 우울해하는걸 알고는 로이스가 클락한테 오랜만에 클락 부모님도 보고 꽃놀이도 갈까? 하고 먼저 이야기 꺼냄....
비가 내리는 회색의 도시.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며 반쯤 무너진 건물의 표면을 긁어내려 가고 있었다. 그런 빗줄기를 헤치고 건물과 건물 사이 한 골목으로 그림자를 뒤집어쓴 듯한 인영이 들어섰다. 가로등보다도 약한, 저물기 시작한 해는 무어라 말할 새도 없이 그의 등 뒤로 가라앉는 중이었다. 인영은 한사람으로 보기에는 두꺼웠고 여럿으로 보기에는 낮았다. 골목의...
몇 개월 만이지. 정사각형의 칸으로 구분된 작은 무덤들 사이. 트리시는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한 사진 앞에 멈춰 섰다. 프레임 속에는 짙은 갈색 머리의 여성이 애정과 따스함을 담은 채, 누군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까슬한 크라프트지를 잡고 있던 손끝은 그때의 시선을 떠올렸는지 짧게 튀어 올랐다. 트리시는 떨리는 손으로 꽃다발을 그녀 앞에 내려놓고는 분홍색의...
“그래서.” 칠리는 화가 난 얼굴로 베개를 끌어안고 있는 J를 바라보았다. J의 뒤로 지는 해가 담긴 노을색의 빛들이 들어오는 모습이 마치 그녀의 분노를 시각화 한 것 같다는 감상에 잠긴 생각을 하면서도 칠리의 표정은 한점의 변화 없이 무표정으로 그녀를 마주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기온도 온화한 오늘, 그녀와 나른한 오후를 보낼 계획들...
소재 없는 오타쿠 항상 뭔갈 파고 있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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